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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과 함께하는 육아나눔방
어서오세요. 미혼모자공동생활가정 새롱이새남이집입니다.
 
작성일 : 19-03-15 15:29
아이를 누군가에게 맡기는 것이 너무 불안합니다
 글쓴이 : 새롱이새남이집
조회 : 397  
                
심리상담 문의내용
직장을 다니느라 아이를 2살 때부터 어린이집에 맡겼습니다. 퇴근이 늦어지는 날엔 친정엄마가 아이를 찾아와 저 대신 돌봐주셨죠. 그러다 보니 제가 아이를 보는 시간은 얼마 되질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가 저를 별로 찾지도 않고, 말도 늦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엄마가 직장을 다니느라 양육을 전담하지 못하는 상황은 흔합니다. 이런 경우, 엄마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들을 충분히 제공해주지 못할까 봐 걱정하게 됩니다. 엄마 이외의 다른 사람이 돌보는 것이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는 않을지, 아이의 영양과 위생상태는 괜찮은지, 어디가 아프지는 않은지, 아플 때 제때 보살펴주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늘 노심초사합니다. 걷고 말하고 대소변을 가리는 등의 발달문제도 제때 이루어지고 있는지 신경 쓰이며, 읽고 쓰고 계산하는 학습능력 또한 뒤처지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정서적으로 안정되지 못해 대인관계나 사회성에 문제가 생길까 봐 불안하고요. 이러한 걱정은 아빠들 역시 갖고 있습니다.

특히 완벽주의 경향을 가진 엄마들은 불안감이 더 큽니다. 이들은 자신이 직접 하지 않은 일은 성에 차질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누구에게 부탁해놓고서 마음을 놓지 못하고 늘 확인하고 체크합니다. 결국 책임감은 더 막중해지고 삶은 점점 더 고단해집니다.(직장 ∙ 육아 ∙ 살림을 다 하려니 너무 힘들어요 참조)

아이를 다른 사람 손에 맡긴 엄마들이 느끼는 또 다른 흔한 감정은 죄책감입니다. 자존감이 낮은 엄마일수록 죄책감이 더 큰 법입니다. 자신이 아이를 직접 돌보지 못하게 된 상황을 전체적으로 조망하지 못하고, 그저 자기 탓으로만 돌립니다. 아이가 아프거나 잘못되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자기 잘못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런 걱정 탓에 직장생활에도 무력감을 느껴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해내지 못합니다. 결국 육아와 직장이라는 2마리 토끼를 다 놓쳤다는 생각에 죄책감은 더 커지며 우울해지기까지 합니다.

엄마 자신이 어렸을 적 키워진 방식도 자식에 대한 양육태도에 영향을 줍니다. 자신의 엄마가 직장에 다니느라 자신을 직접 돌봐주지 못했다거나 아이에게 관심 없고 냉담한 편이었다면, 자신도 육아에 무관심할 수 있습니다. 육아에 대해 양가감정(Ambivalence)각주1) 을 갖게 되는 경우도 많아서, 말로는 자기 몫이니 열심히 해야겠다고 하면서도 의외로 아이에게 살갑지 않은 거죠.

실제로 영국에서 실시한 어느 연구에서는, 임신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자기 부모와의 애착관계를 분석한 다음 아이를 낳고 기를 때의 모습과 비교해보니, 자식과의 애착형태의 일치도가 무려 70퍼센트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내가 나의 부모에게 가졌던 애착의 정도가 내 자녀가 나와 맺는 애착관계 사이에서 그대로 재현될 확률이 그만큼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불안감이든 죄책감이든 분노감이든, 아이를 맡긴 엄마들의 마음은 복잡합니다. 불안이 높은 엄마들은 자신의 육아방식에 대한 확신이 없어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일관되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까지도 위축되고 불안해져 사회성이 떨어집니다. 또한 아이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었다는 사실에 화난 엄마들은 대개 아이에 대한 기대치가 높으며, 아이한테 화도 잘 냅니다.(아이가 너무 소심해서 걱정이에요 참조)

문제는 엄마가 죄책감과 우울함을 가지는 것이, 아이를 돌봐주지 못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족문제전문가 J. 가트맨(J. Gottman) 박사에 따르면, 우울증각주2) 어머니와 같이 있는 아이들은 엄마의 슬픔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린다고 합니다. 이 아이들은 우울하지 않은 엄마를 둔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힘이 없고, 잘 놀지 못하며, 쉽게 화를 내고, 짜증을 잘 내는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엄마의 우울증이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아이의 성장과 발달이 지연됐으며, 특히 출생 후 3~6개월간에 있었던 엄마의 우울증은 아이의 신경조직발달에 큰 영향을 주어 6개월이 되었을 때 아이의 신경발달과 감정표현이 현저히 낮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본인의 노력에 따라 자녀의 성장과 애착형성은 충분히 건강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때 명심할 것은 양육에 있어 중요한 것은 시간의 양이 아니라 돌봄의 질이라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많은 연구에서 어머니의 직업은 아이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엄마가 무조건 하던 일을 중단하고 종일 아이를 돌보는 것이 답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 동안 양육의 질과 애착 정도를 높이는 게 핵심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는 인지적인 과정을 통해 엄마와의 관계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느낌으로 엄마의 관심과 애정을 알아채고 반응합니다. 엄마가 자신과 몇 시간 같이 있어주었느냐가 아니라 자신과 얼마나 재미있게 놀아주었느냐가 아이에게는 더 중요한 것이죠. 엄마가 바깥일을 통해 자신감을 갖고 여유를 갖는다면, 퇴근 후 저녁에 잠깐 아이와 놀아주더라도 그 짧은 시간을 충분히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신 이 시간만큼은 최선을 다해 아이와 상호작용을 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일정한 시간 동안 꾸준히 돌봐줌으로써 아이와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또한 그 시간은 공부나 학습이 아닌 놀이시간이어야 합니다. 아이의 발달단계에 맞춰 이루어지는 놀이가 중심이 되어야 하죠. 아직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이 서툰 아이들은 대화로 모든 정보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대신 함께 노는 동안 아이가 보이는 태도라든가 우연히 나오는 한두 마디의 단서를 통해 아이의 상태가 어떠하며 그날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어주다가 관련된 주제, 예를 들어 친구나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 또는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 등에 대해 자연스럽게 질문할 수도 있습니다.

양육 시에 제3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은지 나쁜지에 대해서는 이론적으로 명확하게 입증된 바가 없습니다. 다만, 엄마가 없는 시간 동안 양육을 맡아준 사람이 아이를 보살피는 질만큼은 중요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을 희생해가며 전적으로 양육에 매달리기보다는 최선의 대리양육자를 선택하는 편이 아이를 위한 더 현명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신뢰할 만한 기관을 고르고, 선생님이 어떤 사람인지 수시로 점검하세요.

도우미를 고용한다면, 아이를 키워본 경험에 대해 묻고 그 사람의 성격 등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도우미를 대할 때는 ‘아줌마’보다 ‘이모’나 ‘할머니’처럼, 도우미를 존중해주면서도 아이 역시 친숙해할 수 있는 호칭을 사용해야 합니다. 도우미에게 아이의 성향이나 생활스타일에 대해 꼼꼼히 메모해서 알려주고, 엄마가 직접 만든 아이의 ‘매일생활체크표’를 적도록 해 함께 의견을 나누는 것도 좋습니다. 도우미의 식사에 신경을 써주고, 명절이나 생일 때 간단한 선물을 챙기는 것도 필수입니다.

요즘은 조부모가 아이를 돌봐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이를 아끼는 마음이야 누구 못지않은 분들이지만, 이때도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첫째, 아이를 돌봐줄 의사가 있는지 어른들의 뜻을 확실히 알아보아야 합니다. 내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식을 위해 부탁을 들어주는 어른들도 많습니다. 둘째, 어른들의 나이와 건강상태를 객관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셋째, 아이를 돌봐주는 것에 대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보상을 반드시 해드려야 합니다. 넷째, 조부모가 주양육자가 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주애착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불가피하게 많은 시간을 조부모가 봐주더라도 저녁 이후로는 되도록 엄마 아빠가 직접 돌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아이에 대한 중요한 판단과 결정은 엄마 아빠가 내려야 하며, 엄마 아빠가 최종 책임자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이 규칙들을 지킨다면 엄마가 아이를 계속해서 돌보지 못한다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겁니다. 아이가 많은 시간을 도우미나 할머니와 보내다 보니 행여 엄마보다 주양육자를 더 좋아하게 될까 봐 걱정하는 엄마들도 있는데요. 아이에게 애착대상이 반드시 1명일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는 엄마도 좋고, 할머니도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짧은 시간을 함께하더라도 엄마를 잘 알아보며, 대개 엄마를 제일 따릅니다. 엄마는 아이의 울음소리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기 아기를 바라볼 때 동공이 더 많이 확장되어 사랑한다는 눈빛을 전해줄 수 있습니다. 엄마는 자식을 돌보기 위한 특별한 능력을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셈이죠. 잠시라도 규칙적으로 따뜻한 눈빛으로 아이를 돌봐준다면, 그 아이는 아무 문제없이 잘 커나갈 겁니다.

출처

가족심리백과
가족심리백과 | 저자송형석 외 4인 | cp명시공사 도서 소개